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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으로 고민하는 부부들에게

결혼 연령의 고령화와 육아에 대한 부담으로 인한 임신 기피 등은 출산율 저하 및 불임인구의 증가라는 문제를 야기시켰고, 불임과 난임은 이제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사회적 이슈가 되어 버렸다. 불임이란 피임을 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규칙적인 성생활을 영위하는 부부에서 1년 이상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를 말하며, 1년이 지나도 임신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꼭 불임 전문의로부터 상담을 받아야 한다. 

 

제 나이도 이제 벌써 불혹을 넘어 마흔 하나군요. 이제는 정말 주변 사람들 다들 갔겠지 하고 생각하고 있다가도 아주 가끔씩 늦장가나 늦시집을 간다고 전해오는 친구들의 연락을 받게 되면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됩니다. 쑥스러운 목소리로 결혼소식을 전하는 친구의 전화를 받고 반가운 마음에 축하 인사를 나누고 이런저런 덕담을 주고받다보면 결국 도달하게 되는 것이 임신에 대한 걱정이지요. 애가 빨리 생겨야 될텐데…, 당사자들이나 주변사람들 모두 가장 걱정하는 것이 결국 늦은 결혼으로, 결혼하면 빨리 애부터 생겨야 하는데 혹시 애가 잘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지요. 

 

불임이 남의 일이 아닌 세상이 된 지도 이제는 한참이나 지났습니다. 바쁜 생활 속에서 남에게 뒤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뛰어다니다 보면 결혼이 늦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결혼 후, 부부의 맞벌이와 바쁜 삶 속에서 부부관계가 비중을 잃는 것도 한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육아비 문제로 임신이나 출산을 주저하게 되는 것도 이유로 거론될 수 있습니다. 결혼 연령의 고령화와 육아에 대한 부담으로 임신 기피 등의 이유로 출산율 저하 및 불임인구의 증가라는 문제는, 그러나 이제는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사회적 이슈가 되어 버렸습니다. 단지 개인의 문제라고 덮을 수는 없는 단계까지 이르고 말았지요. 

 

불임이란 피임을 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규칙적인 성생활을 영위하는 부부에서 1년 이상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를 말합니다. 통상적으로 정상적인 성생활을 하는 부부의 10~15% 정도에서 불임증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연 임신의 약 80~90%가 정상적인 결혼 생활 중 1년 이내에 이루어진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1년이 지나도 임신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꼭 불임 전문의로부터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불임의 원인과 관련하여 남성의 경우 기본적인 정액검사를 통하여 간단히 평가할 수 있으며, 무정자증, 정계정맥류, 성기능 장애, 성기기형, 정관폐쇄 등이 불임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성의 경우 호르몬 이상 및 배란장애, 나팔관 폐색, 자궁내 유착, 종괴, 기형 같은 자궁 이상, 자궁 경관점액 이상, 자궁내막증, 골반염 등 복강내 이상 등이 불임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남성과 달리 진단을 위하여 혈청호르몬검사, 배란검사, 성교후 검사, 자궁난관조영검사, 진단자궁경검사, 자궁내막검사, 진단복강경검사 같은 다양한 검사를 받아야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우리 사회 통념상 불임의 책임을 주로 여성에게만 지우는 것과는 달리, 실제로는 모든 불임 원인의 40% 가량이 남성 원인에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모든 불임검사를 시행한 이후에도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 또한 10% 정도에 달합니다.

 

불임의 치료로는 대표적으로 병원에서 초음파를 이용하여 예측한 배란일에 부부관계를 시도하는 자연임신법, 과배란 유도 또는 자연주기에서 인공수정술(intrauterine insemination, IUI), 그리고 시험관아기 시술이라고 알려진 체외수정 및 배아이식술(in vitro fertilization & embryo transfer, IVF-ET) 등을 시행할 수 있으며, 이러한 시험관아기 시술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하여 난자세포질내정자주입술(intracytoplasmic sperm injection, ICSI), 보조부화술 (assisted hatching, AH)과 같은 미세조작술(micromanipulation)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문제들 중에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임신의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남성의 경우는 가임력이 정점에 다다른 이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정자의 질이 감소하기는 하지만 여성처럼 심한 곡선을 그리며 나빠지진 않습니다. 그러나 여성의 경우는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난자가 수적으로, 질적으로 저하되기 때문에 그 자체로 가장 중요한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여성의 나이가 만 35세가 넘게 되면 더 가파른 경사로 임신율이 감소하게 되고, 40세를 넘게 되면 가임력이 20세 여성의 1/4에도 못 미치게 될 뿐만 아니라 유산율 역시 훨씬 높아져서 임신은 더욱 어려워집니다. 또한 35세 이상 여성의 경우 설령 임신이 된다고 하더라도 다운증후군 같은 염색체 이상이나 다른 태아 기형의 확률이 젊은 여성보다 훨씬 높아지기 때문에 임신 초기 융모막검사 또는 양수검사를 통하여 태아염색체검사를 받아야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나는 아직 괜찮겠지’ 하는 여유로운 생각은 특히 고령 여성 임신의 관점에서는 꼭 재고되어야만 하는 문제입니다. 

이렇게 임신에도 때가 있음을 알면서도, 정작 우리나라 불임 부부들은 감나무 밑에서 감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병원을 방문하여 문제점을 찾는 과정을 게을리하고, 병원에 너무 늦게 찾아오게 된다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자연임신뿐만이 아니라 시험관아기 시술 같은 불임치료 후의 임신 성공률 역시도 여성의 연령이 높을수록 감소하게 됩니다. 정상적인 부부관계에도 불구하고 1년 이상 아기가 없는 경우라면 바로 병원을 방문하여 필요한 검사를 받으실 것을 권합니다. 일찍 불임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훨씬 쉽게 임신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못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몸 고생, 마음 고생, 시간 고생하는 일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통계보고에 의하면 2010년 기준으로 국내에도 현재 약 10만쌍 가까운 부부가 불임으로 인한 고민을 안고 있고, 매년 5만건 이상의 보조 생식술 치료를 받고 있는 실정이며, 이러한 불임부부에 대한 정부지원금액 역시 2013년 현재 연간 715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지금은 바쁘니까, 아직은 애를 키울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으니까, 그외 다른 이유로 차일피일 진단과 치료를 미룸으로써 생길 수 있는 위험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아기는 부부에게 하늘이 내려주시는 선물입니다만, 이러한 소중한 선물을 거두기 위한 스스로의 준비 역시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의사로서, 교육자로서의 고된 일상 속에서도 저를 지탱해주는 것은 결국 제 가족인 듯합니다. 특히, 너무 너무 아빠를 좋아하는 이제 세살된 쌍둥이 두 딸의 재롱을 보노라면 일상의 고됨도 어느덧 사라지고 말지요. 힘든 불임의 과정을 극복하고 제 작은 도움을 통하여 임신과 출산이라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을 얻으신 많은 부부들의 모습 속에서 오늘도 저는 새로운 일상의 희망을 찾곤 한답니다. 아기는 우리의 미래요, 희망이며, 기쁨입니다. 불임의 아픔 속에 고민하시는 많은 부부들이 조금만 더 일찍 병원을 찾으셔서 건강한 2세를 얻는 행복을 누리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