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나 각종 동영상과 같은 미디어의 공급, 날씬함을 추구하는 사회 분위기 등으로 인하여 섭식장애 환자는 매년 엄청난 속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TV 화면 속에서 날씬한 몸매의 연예인들이 다이어트를 하는 것을 공공연하게 보여주고 있는 현실을 보면 앞으로 얼마나 섭식장애 환자들이 늘어날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나라들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부터 친구들끼리 체형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으로 교육하는 등의 사회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섭식장애 환자들은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병동을 따로 관리하며, 섭식장애를 도와주는 치료진을 아주 많이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섭식장애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고, 섭식장애 치료를 위한 인프라도 없기 때문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섭식장애 치료에 있어 이미 앞서가고 있는 서구사회를 따라갈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최대한 효과적인 치료를 할 수 있게끔 치료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데 앞장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질환 소개
1. 신경성 식욕부진증(Anorexia Nervosa)
- 거식증이라고도 알려져 있는 이 질환은 식사를 거의 하지 않아 극심한 체중의 감소를 보이는 질환입니다. 체중이 증가하는 것에 대한 극도의 공포를 보이고 자신의 몸과 체형에 대해 왜곡된 인지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점점 말라갑니다. 여성에서 주로 많이 보이지만 최근 남성에서도 증가하는 추세이며, 주로 청소년 시기에 발병을 하게 됩니다.
- 절식을 유지하기 위해 남들과 같이 식사하는 것을 꺼리며, 폭식과 구토가 동반되는 환자도 있습니다. 오래 지속될 경우 체중감소와 전해질 이상으로 인하여 심정지가 올 수 있는 위험이 동반되며, 정신건강의학과 질환 중 가장 사망률이 높은 질환이기 때문에 입원치료가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신경성 식욕부진증 환자는 병식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입원이 필요하다고 느끼지 못하고 입원을 거부하기 때문에 강제입원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보통 입원 후에는 영양과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필요한 칼로리량을 정하고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하는 치료가 필수적입니다. 치료 초반에 체중의 회복 정도가 환자의 예후를 결정합니다.
2. 신경성 폭식증(Bulimia Nervosa)
- 신경성 식욕부진증과는 달리 대부분 정상체중을 유지합니다. 이 질환은 반복된 폭식과 구토나 설사제 등을 사용하는 제거행동이 주가 됩니다. 이러한 이상 섭식행동은 스스로 통제를 하기 어렵습니다. 다행히 신경성 폭식증 환자들은 본인의 이상 섭식행동에 대해 불합리하고 건강을 해치는 행동으로 인식을 하기 때문에 스스로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습니다.
- 체중증가에 대한 공포로 인하여 폭식 후에 이를 제거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제거행동을 하게 되고, 다시 배고픔을 느껴 폭식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지속됩니다. 이러한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 약물치료와 인지적인 치료를 함께 해주어야 합니다.
- 신경성 식욕부진증은 대부분 입원치료가 필요하지만, 신경성 폭식증은 악순환의 고리를 외래에서 끊을 수 있다면 굳이 입원이 필요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익숙한 환경에서 폭식과 제거행동을 지속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폭식과 제거행동이 스스로 조절이 되지 않거나 설사제와 같은 물질 남용을 동반한 경우에는 입원치료가 필요합니다.
3. 폭식 장애(Binge eating disorder)
- 신경성 폭식증과 다른 점은 제거행동이 없다는 것입니다. 스스로 조절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양의 음식을 먹고 괴로워합니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음식 섭취를 조절하지 못하고 먹는 경우로 이 경우 대부분이 비만이 동반되며, 우울과 불안이 동반되는 확률이 높습니다.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로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4. 야식 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
- 저녁 식사 시간 이후에 과식 또는 폭식을 하는 질환으로, 이러한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아침식사를 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밤에는 배고픔을 느끼고 저녁 이후에 하루 필요 섭취량의 50% 이상을 섭취합니다. 밤에 많이 먹고 자기 때문에 아침에는 배가 고프지 않아서 아침 식사를 거르거나 간단히 커피 한 잔 정도로만 먹습니다. 이 또한 비만과 관련이 많으며, 밤에 식사를 하지 않으며 배가 고파서 잠이 오지 않는다고 호소를 하기도 합니다. 식사 시간을 앞으로 당겨주는 행동치료를 해주면 교정이 가능합니다.
5. 수면 관련 섭식장애(sleep-related eating disorder)
- 자다가 일어나서 많은 음식을 먹고 다시 자는 경우로, 문제는 자신이 밤에 깨서 음식을 먹은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깨보니 음식을 먹은 흔적은 있는데, 기억이 나질 않으니 걱정도 되고 자꾸 살도 찝니다. 음식을 먹은 기억을 하는 경우는 야식 증후군일 가능성이 높고, 기억을 못하는 경우는 수면 관련 섭식장애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생각보다 많은 경우 수면제와 관련된 증상일 수 있는데, 수면제를 먹고 나서 기억이 나지 않는 음식 섭취 행동을 한다면 이는 상당히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꼭 병원에 방문하셔서 수면제를 대체할 수 있는 약물에 대해 상담을 하시거나, 음식 섭취 관련 행동을 줄일 수 있는 약물 등을 고려하시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