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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포진

최근 대상포진의 유명세 때문인지 이전에 없던 발진이 몸에 나타나면, “이거 대상포진이 아닌가요?” 하고 걱정하는 환자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심지어는 피부에는 아무 증상이 없어도 약간의 통증만으로도 주위 사람들에게 대상포진같다는 말을 듣고 병원에 오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대상포진은 ‘띠 모양(대상, 帶像)’이라는 이름처럼 몸의 한쪽 편에만 띠 모양의 피부 발진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적이다. 이런 발진은 붉은색 반 위에 모여있는 다수의 작은 수포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몸의 중앙선을 넘지 않는다. 물론 드물게는 피부발진이 없이 통증만 나타나는 대상포진의 아형도 있지만 이는 전체 환자 중 0.1%에 지나지 않는다.

원인
대상포진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는 소아기에 주로 발생하는 수두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와 동일하다. 과거에 수두에 걸리거나 예방접종을 한 경우 신경절이라고 하는 신경의 특수한 부위에 이 바이러스가 잠복해 있다가 육체적인 피로,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으로 대상포진 특이 세포면역체계가 저하되었을 때 재활성화되어 신경 및 피부에 증상을 나타나게 한다.
높은 연령이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이며 그 밖에 면역력을 저하시키는 질환에 걸리거나 면역억제 치료를 받는 환자, 방사선조사, 종양, 외상 등이 위험인자로 작용한다. 실제 대상포진으로 내원한 환자들 중에 병에 걸리기 전 무리하게 심한 운동 또는 일을 했었거나 심각한 고민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경우가 상당히 많다.

대상포진과 수두
대상포진은 수두와 같은 바이러스가 원인이 되기는 하지만 수두의 유행과는 관련이 없으며 계절과 무관하게 1년 내내 산발적으로 발생한다. 또한 수두 또는 대상포진에 걸린 환자와의 접촉으로 대상포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대상포진의 물집에서 바이러스가 분리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수두를 앓지 않은 사람은 대상포진 환자와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좋다.

증상
대상포진 환자들은 대개 발진이 생기기 4~5일 전부터 신경이 지나가는 자리를 따라 통증, 압통, 감각이상을 호소한다. 이 시기부터 피부는 무척 예민해져서 옷깃만 스쳐도 심한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일부분의 환자에서는 <피노키오>의 여주인공이 경험한 것처럼 두통, 권태감,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매우 제한적이며, 특히 30세 이하의 정상적인 면역력을 갖고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전구증상 자체가 드물게 발생하는 편이다. 발진은 처음에 홍반성 구진 또는 반점으로 시작되어 12~24 시간이 지나면 물집을 형성한다. 3일째부터는 서서히 고름물집으로 진행되며 7~10일이 지나면 결국 딱지로 변화되고 2~3 주가 지나면 딱지는 저절로 떨어지게 된다. 신체의 어느 부위에나 나타날 수 있지만 대개 가슴부위에 가장 흔하게 발생하고 다음으로는 얼굴, 허리의 순으로 발생한다.

경우에 따라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대상포진의 통증은 매우 심한 편이다. 매우 극심한 통증인 출산의 고통보다도 대상포진의 통증은 더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나이가 많을수록 더 심각한 통증을 호소하고, 발진이 사라진 후에도 오랫동안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흔하다.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대부분의 환자는 통증 때문에 병원에 오게 되지만, 10 % 내외의 환자에서는 통증보다는 가려움증을 주증상으로 호소하기도 한다.
피부 병변이 호전된 뒤 1~3개월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를 포진후통증이라고 한다. 이는 가장 흔하고 고통스러운 합병증으로 50세 이하에서는 비교적 발생이 드물지만 60세 이상에서는 약 반 정도에서 포진후통증이 발생한다. 특히 전구기나 급성기에 심한 통증이나 발진이 있었던 경우, 안구에 대상포진이 발생한 경우 심한 포진후통증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치료
치료가 그리 쉽진 않지만, 대부분의 환자에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사라지게 된다. 약 50%에서는 3개월 내에 호전을 보이고 약 70% 정도의 환자가 1년 이내에 호전을 보인다고 한다. 그밖의 합병증으로 안면부에 발생한 대상포진 중 귓속에 물집이 발생할 경우 안면마비, 이명, 현기증을 동반하는 람세이-헌트 증후군이나 방광 윗쪽으로 대상포진이 발생했을 때 소변을 보기 어려워지는 신경원성방광, 운동신경세포의 손상으로 나타나는 국소운동마비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포진후통증을 제외한 다른 합병증의 빈도는 그다지 높지 않은 편이다.

대상포진의 치료는 주사 한방과 진통제로 간단히 끝나진 않는다. 경구 항바이러스제나 항바이러스제 주사를 5~7일 동안 사용해야 하며,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일반적인 진통제만으로는 잘 조절되지 않으며 수면장애, 우울증 등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마약성 진통제나 신경조절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치료가 끝난 후에도 포진후통증의 조절을 위해 일정기간 동안 통증조절을 위한 약물을 복용해야 하며, 이와 같은 치료에도 통증이 잘 조절되지 않는 경우 고추의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을 사용한 국소도포제나 패치를 사용하기도 한다.

대상포진 예방접종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2012년도 중반 이후 국내에 출시되었는데 사실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만큼 예방효과가 뛰어나지는 않다. 하지만 예방접종을 하고 난 뒤 대상포진이 걸리더라도 통증 및 합병증을 경감시켜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대상포진에 걸리지 않은 60세 이상의 사람들에게는 추천하는 편이다. 주의할 점은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약독화 생백신, 즉 약하게 만든 살아있는 바이러스로 만든 주사이므로 자신의 몸이 건강하지 않을 때 맞았을 경우에는 오히려 대상포진에 새로 걸리는 경우도 있으므로 스스로의 몸 상태를 고려하여 맞는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