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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병원 역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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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산백병원 모교에서 특강하는 유현민 간호사 (인제대학교 간호학과 13회 졸업)
등록일
2019.06.11
조회수
1119

현재하고 계신 업무, ACNP란 어떤 직업인가요?
Acute Care Nurse Practitioner(ACNP)는 정식 한국 명칭은 아직 없지만 ‘중환자 전문 간호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ACNP는 법적 보호 아래 내원 환자의 진단, 치료계획 설정, 처방 및 시술을 담당하고, 실제 역할 범위는 전공의(레지던트)와 거의 동일합니다. 미국 환자들도 NP와 전공의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직군 모두 법적 보호 아래 동일한 일을 하지만 엄연히 다른 교육과정과 훈련과정을 거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공의는 의료(Medicine)를 행하는 사람이고, NP는 진전된 간호(Advanced Nursing)를 제공하는 사람입니다. 전문 간호사는 일반 간호사와는 업무가 다르지만, 저는 여전히 제 자신을 ‘간호사’라고 정의합니다. 간호사라는 직업에 대한 전문성을 환자와 그 가족 분들에게 알린다는 사명감을 갖고 훌륭하게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주로 어떤 환자분들을 만나는지, 업무를 하면서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제가 근무하고 있는 곳은 내과중환자실로 호흡기 질환을 가진 중환자들이 많이 계십니다. 폐렴, 만성폐쇄성폐질환의 급성 악화,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 폐부종 등 자발적인 호흡이 어려워 인공호흡기의 도움이 필요한 환자 분들입니다. NP를 비롯해 교수, 중환자실 간호사, 호흡치료사, 약사, 영양사, 호흡 재활치료사가 협력하여 환자의 치료계획을 설정합니다.
내과중환자들을 돌보며 ‘환자의 상태가 좋아지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천천히 이루어지는데 상태가 나빠지는 것은 정말 순식간이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환자분의 가족들이 실망하고 좌절하는 모습을 자주 지켜보게 됩니다. 중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은 그런 상황을 공감하려고 노력합니다.


환자를 대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환자를 질환이 아니라 ‘사람’으로,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고자 합니다. 일례로 저는 어떤 순간에서도 환자 분을 진단명이나 병실 번호가 아닌 ‘성함’으로 부르려고 노력합니다. 질환은 혹은 진단명은 절대 그 환자를 정의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이것은 간호사로서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타국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어떻게 극복하나요?
서적이나 미디어를 통해 가끔 미국의 생활이 환상처럼 그려지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꼭 그렇지만은 않고, 스트레스가 한국에서 근무할 때보다 더 심할 때도 많습니다. 특히 ‘인종차별’ 같은 딱히 해결책이 없는 상황을 마주할 때면 당황스럽기도 하고 많이 우울하기도 했습니다. 병원에서 일할 때도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다양한 상황들이 있는데, 그간 깨달은 것은 스트레스를 대처하는 능력은 신체적·정신적으로 불안정적일 때보다 안정적일 때 월등하게 발휘된다는 것입니다. 다소 진부한 답변일 수도 있지만 평소에 6~7시간 충분하게 수면을 취하고 건강하고 규칙적인 식사를 하려고 노력하며 시간이 날 때마다 운동을 꾸준히 하는 편입니다.


한국과 미국 의료환경의 가장 큰 차이는?
미국과 한국의 의료수가 차이는 천양지차입니다. 미국의 의료비는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비싸기 때문에 미국의 의료시설, 장비 및 물품들이 훨씬 좋을 수밖에 없고, 또한 의료인에게 지급할 수 있는 비용도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환자의 입장에서는 좋은 장비나 물품들로 케어를 제공받지만 결과적으로 청구받는 의료비가 아주 비싸기 때문에 부담이 굉장히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 병원들도 사실 적절한 의료수가로 더 나은 치료를 제공하고 싶은 마음이 클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의료수가는 환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미국보다 많이 저렴한 편이고, 한국병원들은 할 수 있는 상황과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산백병원을 비롯한 국내 간호사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간호사도 전문직입니다. 하지만 전문직에 대한 제 지견은 ‘간호사를 전문직으로서 대우해달라’가 아니라, 사람들로 하여금 ‘역시 간호사는 전문직이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게 간호사들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직업에 대한 애정, 열정과 함께 본인이 속해있는 분야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때문에 저는 한국의 많은 병원과 대학에서 강연을 할 때면 간호사로서의 경력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예전부터 해왔기 때문에 그대로 수행하는 경험기반 간호(Experience-based Practice)를 넘어서 ‘왜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거를 찾아가며 간호를 수행하는 근거기반 간호(Evidence-based Practice)를 제공하는 간호사가 되었으면 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향후 몇년간은 Nurse Practitioner로서 일하며 환자들에게 진전된 간호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전문 간호사 법제화에도 도움이 되고 싶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간호사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킬 수 있는 정책과 간호사들이 환자 간호에 집중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마련하는데 도움이 되는 정책에 대해 공부하고 또 연구하고 싶습니다.